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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자존심 ^*^

By  덩멍이      posted  2009-09-04 11:23:32      views  2555

 

   
 
연세 많은 엄마 손님
싸게 싸게 해달라고만 하셨죠
다른데서 펌 이만원에 하셨다네요 이만원에 해드릴게요
또 오셨네요
이번에는 저 앞에 미용실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안간다고 하시네요
거기서는 공짜로 머리 잘라준다고 그래서 동네사람들이 너무 많이 가서 본인은 기다리기 싫어 안가신다네요
원래 이동네는 다 그렇게 공짜로 잘라주는데 왜 나는 안해주냐고 하시네요
그냥 웃고 말았어요
그 많은 손님들중에 절반은 공짜 커트일거 아니예요
손님 입장에서는 공짜로 해주는게 좋겠지만
장사하는 제 입장에서는 돈 받고 하는게 좋죠.. 안그래요?
서로의 입장차이 아닐까요?
그 손님 계속 공짜 머리 말씀만 하신다.. 해달라는 소리인거 알지만
]난 절대 안해드린다.. 한번 시작하면 계속 몰고 오실거고
그러다 보면 나도 젊은 언니 학생 손님 없어지고 할머니 파마만 말고 공짜 머리 하게 되겠지 라는 생각에 절대 안한다.
또 한손님은 미용실이 돈을 잘버나봐
재료비도 얼마 안드는데 몇만원씩 받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따지고 보면 뭔가를 파는 장사같으면 내 몸이 망가지지는 않지 않은가
미용실은 내 몸 자체가 기계라서 몸값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기계도 많이 쓰면 고장나고 수리해야 하는데 우리 몸 망가지고 수리하기 위해 병원다니고 보약먹고 그렇게 따지면 꼭 미용 재료 값만 따지는 손님들이 너무 밉다

나 공짜 머리하려고 맘에도 없는 봉사 하려고 비싼 월세 내며 우리 애들 고생시키고 시어머니 고생시키고 살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 손님이 하시는 말씀 .. 공짜로 머리를 안잘라주니까 손님이 이렇게 없잖아 하시네요
그손님 가실때쯤 되어서 젊은 언니손님들 몰려드네 뿌듯한 내표정 ....
급히 나가시고 다른 손님하고 학생커트하고 ...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이만원 파마해서 이십만원 하루 매상 하느니
삼 . 사만원 파마에 학생 커트해서 이십만원 하루 매상 만드는게 더 쉽죠잉....

그날 또 다시 결심했어요
내가 정말 봉사하고 싶어서 너무 불쌍해서 해주는 것 아닌이상
절대 공짜 커트 안하고 손님에게 휘둘리지 않기로...
공짜 커트 해줘도 단골 안된다는거 나는 안다..

내가 공짜 커트시작하게 되면 나 문 닫는다고 결심했어요
정말 나름대로 모두들 힘들게 배운 미용 행복한 하루로 살았으면 해요
미용 배우면서 모두 버렸던 자존심중에 유일하게남겨둔 나의 자존심이라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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